기록하는 하루

오늘의 사진 기록: 리트리버가 체크무늬 길 위에서 멈춘 순간

공유댕이 2025. 9. 7. 21:36

오늘도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특별히 멀리 간 것도 아니고, 그냥 집 근처 골목길을 따라 걷는 평범한 산책이었는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체크무늬가 반복되는 인도 위에 앉아 한참이나 주변을 바라보던 우리 아이. 가만히 앉아 있는 그 모습에서 “잠시 멈춤”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늘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며 지나치던 길인데, 우리 아이는 오히려 그 자리에 앉아 잠시 세상을 바라보더라고요.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고, 그게 오늘의 작은 기록이자 제 마음을 울린 장면이 되었습니다.



사진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


사진 속 풍경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습니다. 회색과 흰색이 반복되는 체크무늬 바닥, 옆에는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돌담, 그리고 길 끝에 놓인 차단 블록.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의 한 풍경일 뿐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니, 배경이 단순한 만큼 강아지의 따뜻한 모래빛 털이 더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바닥의 차가운 회색과 대비되어 오히려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꼬리를 바닥에 길게 늘어뜨린 채 천천히 숨을 고르는 모습에서 묘한 평온함이 전해졌습니다.

사람이 앉아 있었다면 어쩌면 조금은 지루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아지가 앉아 있는 모습은 ‘멈춤’ 자체가 의미 있는 행위처럼 느껴졌습니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차들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느림이 주는 위로


우리는 종종 바쁘게 살아갑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느라, 당장 눈앞의 풍경이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할 때가 많죠. 그런데 반려견과 함께 걷다 보면, 그 속도를 맞추느라 자연스레 발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오늘도 아이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앉아버렸을 때, 저는 처음엔 조금 답답했습니다. “왜 안 가고 앉아 있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잠시 멈춰서 같이 앉아보니, 오히려 그 정적 속에서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지나가는 바람 소리, 멀리서 들리는 차 소리, 그리고 옆에서 느껴지는 강아지의 숨결까지. 그 순간에는 그 모든 게 고요하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문장이 있습니다.

“행복은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 속에 숨어 있다.”

크고 거창한 무언가를 얻었을 때만 행복이 오는 게 아니라, 이렇게 사소한 순간에도 충분히 행복이 깃들어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오늘 사진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


이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독자분들께도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한 번쯤은 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꼭 산책이 아니어도 좋아요. 집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잠깐 커피를 마시며 하늘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강아지가 보여준 ‘멈춤’은 단순히 걷기를 멈춘 게 아니라, 순간을 느끼는 행위였던 것 같습니다. 그게 오늘 제게 가장 큰 울림이었고, 그래서 이렇게 글로 남기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