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레, 얼른 일어나! 아침 산책 가야지!”익숙한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듯했다. 어쩐지 몸이 무겁고,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다. 평소 같으면 이 소리에 벌떡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문 앞으로 달려갔을 텐데. 겨우 눈을 떴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내 시야는 바닥과 지나치게 가까웠고, 눈앞에 보이는 건 늘 보던 푹신한 내 발이 아니었다. 털이 덮인, 커다란 황금빛 발이었다. 이마를 짚으려 손을 뻗었다. 아니, 손이 아니었다. 발이었다. 솜뭉치처럼 푹신하고, 발톱이 삐죽 튀어나온 털북숭이 발. 이 기묘한 상황에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 그때,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내 눈앞에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나’였다. 인간의 모습을 한 나. 내 낯선 모습에 꼬리를 살랑이는 나. 아,..